Party Aftercare
모임이 이어지는 연말, 숙취에 지친 사람이 있는 반면 흐트러짐 없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사람도 있다. 음주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이들의 비법은 무엇일까? 자기 관리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진 3명의 남자를 만나 연이은 술자리에도 스타일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왼쪽부터_창업 첫해를 맞아 특히나 바쁜 연말을 보낼 것 같다는 더.워터멜론 대표 차상우, 술자리만큼은 절대 마다하지 않는다는 에너지 공기업 직원 고자경, 좋은 사람과 술 한잔 기울일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 와인 바 바텐더 최민구.
다시 연말이에요. 다들 회식이나 모임 스케줄은 잡고 있나요?차상우(이하 차)_동창, 전 직장 동료, 클라이언트, 업계 선후배, 그리고 커뮤니티 모임까지 있어요. 다들 바쁜 시기라 일정 잡기가 벌써 만만치 않네요. 저는 12월 초까지 주중 일정은 거의 다 찼어요. 고자경(이하 고)_저도 각종 송년회가 가득할 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술기운이 올라오는데요.(웃음)
연말 모임에 술이 빠지면 섭섭하죠. 최민구(이하 최)_올해도 지인들과 연말 모임을 가질 예정인데, 담소를 나누기 좋은 와인 바나 선술집을 생각하고 있어요.
시끌벅적한 파티를 생각했는데, 예상 밖이네요. 고_요즘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좋더라고요. 일상적 얘기부터 앞으로 계획 같은 건설적인 이야기요. 차_분위기보다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허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이들과의 자리가 더 끌리죠.
다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최_분위기에 따라 달라요. 작년 연말에는 친한 형들이랑 이태원에서 파티를 열었는데, 주류를 가리지 않고 엄청 마셨어요. 다음날이 쉬는 날이긴 했지만, 그날 큰 교훈 하나를 얻었죠. 술은 섞어 마시지 말자. 차_저는 주량이 센 편이 아니라 보통 실수를 한 술자리가 기억에 오래 남더라고요. 저한테는 기억나지 않는 술자리가 더 좋은 술자리인 셈이에요.
그래도 술 마신 다음 날 말끔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하던데요? 고_술자리를 한 후 조금 남다른 버릇이 있어요. 우선 과채 주스를 마시고, 집에서 턱걸이나 푸시업 같은 유산소운동을 해요. 너무 취해서 제정신이 아닐 때도 마찬가지예요. ‘과일과 채소도 먹고 운동도 했으니 과음쯤이야!’ 하는 음주 시에만 성립하는 이상한 논리로 이겨내는 거죠. 최_저도 채소로 속을 달래요. 저만 알고 있고 싶을 만큼 효과적인 방법인데, 생토마토를 갈아서 꿀 두 스푼을 넣고 따뜻하게 데워 마셔요. 토마토는 피를 맑게 하고 간을 회복시키기 때문에 저처럼 숙취가 심한 사람에게는 특효약이거든요. 차_술자리 시작 전 자기최면도 중요해요. 가끔 술자리 분위기에 끌려 먼저 취하게 되는 경우가 있거든요. 스스로 업되지 말자고 미리 다짐해요.
술자리 중에 다음 날 중요한 일정이 갑자기 잡힌 적은 없으세요? 고_있어요. 술마신 흔적만큼은 절대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부터 술을 자제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을 뺄 수 없는 자리라면 다음 날 더 정신을 바짝 차려요. 일단 다음 날을 일찍 시작해야 해요. 러닝으로 가볍게 땀을 내고 샤워하면 몸에 밴 술냄새를 없앨 수 있죠. 그리고 아침식사를 꼭 챙겨 먹어요. 속을 든든히 채워야 위에서 풍기는 술 냄새가 잦아지거든요. 차_맞아요. 아니면 아예 술 마신 당일 늦은 시간이라도 무엇이든 먹고 잠자리에 들면 숙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돼요. 최_이미 술을 마신 이상 해장에 힘쓰는 게 답이죠.
해장은 어떤 음식으로 하나요? 최_저는 아까 말한 토마토 주스요. 차_만취한 경우에는 햄버거가 최고예요. 고_저도 햄버거에 한 표!
아무리 만취 상태라도 씻고 잠자리에 들죠? 차_그럼요. 심지어 저는 술 마시고 잠든 새벽에 두통이나 속쓰림으로 잠에서 깨도 다시 한번 찬물로 샤워해요. 그때 평소에 바르는 스킨이나 로션은 못 쓰겠더라고요. 알코올 향 때문에 다시 속이 울렁거리거든요. 대신 무향 제품을 꼭 챙겨 발라요. 고_술 마신 다음 날 피부가 오히려 뽀얗고 윤기 나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거 다 착각이에요. 알코올 때문에 체온이 상승해서 넓어진 모공으로 유분 분비량이 많아져 일시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거죠. 물론 술이 덜 깨서 잘생겨 보일 수도 있는 거고요.
정확히 알고 있네요. 그 외에 관리는 따로 안 하나요? 고_관리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물을 많이 마셔서 수분을 보충하려고 노력해요. 분명 술 마신 다음 날에는 피부가 건조할 테니까요. 최_저도 술잔 옆에 얼음물을 두고 마시는 버릇이 있어요. 숙취 해소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피부에도 좋다고 하더군요. 해독 과정에서 피부가 수분을 많이 뺏기는데, 그때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고 알고 있어요. 차_제 지인은 숙취가 심할 경우 내과에서 간 해독 주사나 숙취 해소 주사를 맞기도 하더라고요. ‘마늘 주사’라고 부르는데, 에너지 대사를 촉진해 피로도 금방 풀린대요.
술자리에서 자기 관리란 역시 쉽지 않네요. 최_술자리에서 자기 관리에 힘쓰는 분들 존중합니다. 하지만 때와 상황에 맞게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고_맞아요. 자기 관리를 한답시고 술자리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종종 있죠. 술자리는 술자리대로 즐기고, 술자리 후 자신에게 신경 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관리 아닐까요? 차_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신다거나 술을 핑계로 안 해도 될 말을 쏟아내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우는 없잖아요. 진정한 젠틀맨은 술자리 매너로 완성된다고 하면 좀 과한 걸까요? (웃음).
에디터 김애림(alkim@noblesse.com)
사진 박성영 헤어 & 메이크업 김아영 장소 협조 포시즌스 호텔 서울 보칼리노 와인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