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人味作
하늘과 땅의 기운을 담고, 기다림을 통한 숙성의 미학으로 고귀한 결실을 맺은 우리의 맛, 우리의 음식. 대를 물려 내려온 비법으로 전통의 맛을 지키며 전통 식품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는 데 앞장서온 명인과 젊은 셰프의 만남. 명인의 혼과 정성이 깃든 전통 식품을 창의적 요리로 재해석했다. 우리 땅에서 난 귀한 식자재로 빚은 건강한 맛에서 바른 먹거리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식초, 밥상 위의 감초

화이트 컬러 플레이트는 Kimnamhee 작가 작품.
마늘흑초 소스를 곁들인 대구 콩피
대구 콩피는 오일에서 저온으로 약 20분간 천천히 익혀 부드러운 식감을 살렸다. 오목한 접시에 대구를 담고 달걀노른자와 바지락 육수를 넣어 조린 양파를 올린다. 그 위에 가늘게 채썬 튀긴 감자를 수북이 쌓아 바삭한 식감을 더한 요리. 신맛과 쓴맛, 간장의 풍미가 느껴지는 흑초에 마늘의 단맛을 더한 마늘흑초 소스를 활용했다. 마무리로 미나리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상큼한 향이 입맛을 돋운다.
마늘흑초(현경태 명인) : 현미식초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킨 흑초.
현미식초를 옹기에 3년간 숙성시켜 만든다. 여기에 발효가 어려운 생마늘을 더한 국내 최초의 마늘흑초.
“마늘흑초는 감초와 간장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진하고 독특한 풍미가 소스로 활용하기 좋아 슴슴한 대구 콩피에 곁들여봤어요.” _김진래 셰프

1 투톤 컬러 플레이트는 유미코 이호시 포슬린 제품으로 TWL에서 판매한다.
2 대리석 플레이트와 블랙 컬러 볼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레이 컬러 타일은 윤현상재에서 판매한다.
감식초에 피클링한 야채
감식초에 절인 단감과 양파에 시금치와 성게알로 만든 고소하고 녹진한 퓌레를 곁들였다. 새콤하고 아삭한 감과 채소, 매운맛의 한련화, 상큼한 사랑초까지 다채로운 맛이 한데 어우러진다.
감식초(임장옥 명인) : 톡 쏘는 신맛이 두드러지지만 이내 부드럽게 누그러지며 감 향이 입안에 퍼진다. 홍시를 먹은 뒤 느낄 수 있는 달콤한 뒷맛이 특징.
“감식초는 날카로운 첫 느낌과 대비를 이루는 부드러운 마무리감, 산도의 밸런스가 훌륭했어요. 감식초에 감을 피클링해 감 본연의 맛을 응축한 애피타이저를 만들었습니다.” _김진래 셰프
도라지흑초에 피클링한 감자와 훈연 메추리알
도라지흑초에 절인 감자피클 위에 훈연한 메추리알과 달콤한 파스닙 퓌레를 얹고 쌉싸래한 쑥 가루를 뿌려 완성한다.
도라지흑초(현경태 명인) : 유기농 현미흑초에 도라지를 더해 저온에서 숙성시킨 것. 도라지의 매운맛은 사라지고 단맛만 남는다.
현미흑초 파우더를 곁들인 랑구스틴 튀김
랑구스틴 새우에 실 모양의 카다이프 도를 말아 튀겨냈다. 단호박, 파래, 히비스커스, 블루베리 파우더와 현미흑초 파우더를 뿌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을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현미흑초(현경태 명인) : 유기농 현미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과 혼합한 뒤 숙성한다. 종초를 넣어 만든 현미흑초는 부드러우면서 담백하고 약간의 간장 향이 배어 있다.
“새콤달콤한 도라지흑초는 식자재 자체에서 우러난 고급스러운 단맛이 좋더라고요. 감칠맛이 좋아 천연 조미료로 제격입니다. 현미흑초는 입맛을 깔끔하게 잡아주는 담백함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파우더 형태로 활용하면 튀김 요리의 바삭함을 유지하면서 느끼함까지 잡아주죠.” _김진래 셰프
장, 가문 대대로 내려온 전통의 맛

아이보리 컬러 플레이트는 Kwonjaewoo 작가 작품, 코퍼 컬러 디너 포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육장 소스를 곁들인 랍스터찜
어육장은 일반 된장과 달리 복합적 향미가 느껴진다. 각종 해산물과 육류가 만난 어육장의 풍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랍스터와 소골수로 육지와 바다의 만남을 표현했다. 소골수를 어육장에 절여 골수의 지방에 어육장 향을 입힌 커스터드를 만들었다. 가볍게 찐 랍스터에 커스터드와 골수 기름에 익힌 감자를 함께 구성한 디시.
어육장(권기옥 명인) : 된장 베이스에 소고기 , 가자미, 조기, 병어, 두부, 다시마 등을 넣은 장. 궁중과 사대부 양반이 아니면 담글 수 없었던 고급 장이다.
“어육장 특유의 감칠맛과 단백질의 아로마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어육장 향을 입힌 골수 커스터드를 구상했죠.” _장경원 셰프

3 블루 컬러 볼과 소두장 가리비 콩소메를 올린 그린 컬러 볼은 Kwonjaewoo 작가 작품.
4 레드 컬러 접시는 Kwonjaewoo 작가 작품.
5 매트 블랙 파스타 볼은 Sunwoo. Co.,Ltd.에서 만날 수 있다.
6 옥빛 플레이트는 Kimnamhee 작가 작품.
소두장 가리비 콩소메
구운 가리비와 데친 애호박 조각을 그릇에 담고 소두장을 풀어 끓인 다시마 육수를 부어 깔끔한 콩소메를 완성했다.
소두장(최명희 명인) : 콩이 아닌 팥을 주재료로 만든 장. 팥의 단맛과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대맥장 돼지 안심 솔트 베이크
소금에 묻어 구워낸 돼지고기 안심에 마요네즈를 섞은 대맥장 소스, 치즈와 시금치 퓌레, 바삭하게 말린 콜리플라워를 곁들였다.
대맥장(성명례 명인) : 검은콩과 보리쌀을 발효시킨 장으로 쌈장이나 소스로 활용하기 좋다.
천리장 세발나물 샐러드
천리장을 버터와 섞어 굳힌 후 꽃게 살 세발나물 샐러드 위에 치즈 그레이터로 갈아낸다. 액체가 아닌 고체 형태로 즐기는 색다른 소스. 세발나물에 닿자마자 버터가 녹아 고루 간이 배어든다.
천리장(윤왕순 명인) : 간장을 깨끗하게 잘 걸러낸 청장 중에서도 맛이 달고 좋은 감청장에 소고기를 넣어 만든다. 일반 간장보다 진한 농도와 염도, 말린 소고기의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어육청장 전어 초절임
전어를 어육청장에 가볍게 절이고 토종 옥수수 팝콘과 미니 양파, 딜을 곁들인 상큼한 전채.
어육청장(권기옥 명인) : 1년간 숙성시킨 어육장을 개봉해 된장과 청장으로 나누고 다시 1년 이상 묵혀 어육청장을 완성한다.
어란 & 육포, 말릴수록 진귀한 맛

차콜 그레이 컬러 플레이트는 Seoulbund, 마블 오벌 플레이스 매트는 Chapter1, 그레이 컬러 타일은 윤현상재에서 판매한다.
영암어탕
숭어알을 말린 어란과 겨울 생선 아귀의 만남. 생강과 청주를 넣고 15분간 수비드해 비린내를 제거한 아귀를 노릇하게 구워 접시에 담은 후 어란과 명란, 멸치, 표고버섯으로 맛을 낸 육수를 자작하게 붓는다. 식감을 살려주는 팽이버섯과 채썬 면두부를 얹고, 컬러 포인트를 위해 청경채와 쑥갓, 명란, 쑥갓 오일을 곁들였다. 마지막으로 어란을 슬라이스해 올리면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철에 잘 어울리는 요리가 탄생한다. 강한 풍미의 어란을 고려해 간을 조절하는 것이 포인트다.
영암 어란(김광자 명인) : 기름지고 향미가 독특할 뿐 아니라 알집이 단단해 훌륭한 식감을 자랑한다. 바다의 향취와 숙성된 누룩 향 그리고 참기름의 고소한 풍미가 어우러진 천하일미.
“어란은 맛과 향이 강하고 귀한 식품이라 주재료로 사용하긴 어려워요. 파스타, 밥, 탕을 끓일 때 조금씩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달걀노른자처럼 녹진한 맛과도 잘 어울리죠.” _김봉수 셰프

7 플레이트와 라륀 유기 수저는 Seoulbund 제품. 유기 수저받침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8 디너 플레이트는 Seoulbund 제품.
육포달걀밥
불고기비빔밥을 떠올리며 만든 간단한 비빔밥. 육포는 당근, 부추, 김과 함께 곱게 갈아 준비한다. 간장과 버터, 참기름, 깨를 넣은 밥 위에 미리 만든 육포 가루를 뿌리고 수란을 올리면 간단하지만 든든한 한 끼 완성. 육포 가루를 만들 때 말린 가다랑어를 가미하면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다.
육포(임화자 명인) : 함평산 한우 중에서도 육질이 탄탄한 우둔 부위를 선별해 만든다. 여러 가지 향신료와 설탕을 사용하는 시중의 육포와 달리 소금과 천초(매운맛을 내는 전통 향신료)만 부재료로 사용해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린 것이 특징.
육포육회
생소고기와 말린 소고기의 조화를 표현했다. 질 좋은 우둔살을 얇게 썰고, 육포 가루, 채썬 시소 잎, 소고기미역국 소스와 함께 버무린 고기 맛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요리. 튀긴 감자의 표면이 마르기 전에 육포 파우더를 뿌려 짭조름한 풍미를 살린 감자칩을 함께 낸다.
“육포의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탄수화물을 곁들였어요. 육포 가루는 요리에 활용도가 높은데, 육포의 기름기를 제거한 후 파우더 형태로 만들고 한 번 더 말려서 사용합니다.” _김봉수 셰프
젓갈, 바다와 시간이 완성한 맛

9 그린 컬러 원형 플레이트는 TWL, 브릭 컬러 플레이트는 Kimnamhee 작가 작품.
10 족발과 어리굴젓을 담은 접시는 TWL, 유기에 옻칠한 풀문 플레이트는 문채훈 작가 작품으로 Damoon, 골드 커틀러리와 유리컵은 Tableblanc에서 만날 수 있다.
튀긴 새우젓을 올린 꽃게 리소토
꽃게와 새우 껍질을 푹 우려낸 깊고 진한 비스크 육수에 토마토와 꽃게를 통째로 넣어 꽃게 리소토를 만들었다. 그리고 바다 내음이 진한 육젓을 바삭하게 튀겨 올린 것. 6월의 새우를 육젓이라 하는데, 크기가 크고 흰 바탕에 연홍색을 띠며 껍질이 얇아 새우젓 중 제일로 친다.
“짠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살이 많아 과감하게 새우젓을 튀겨보았습니다. 새우젓과 돼지고기는 익숙하지만 또 그만한 게 없는 최고의 궁합이죠.” _김진래 셰프
새우젓 퓌레와 삼겹살
삼겹살은 된장에 버무려 수비드 조리한 후 당귀를 넣은 간장 소스에 부드럽게 조린다. 채소 육수에 마늘과 새우젓, 양파, 애호박을 넣고 부드럽게 간 새우젓 퓌레, 고소하고 달콤한 땅콩호박과 양파 퓌레를 곁들인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요리.
토굴 새우젓(김정배 명인) : 질 좋은 신안 천일염으로 염도를 조절한 굵은 새우를 토굴에서 숙성시켰다. 일반 새우젓보다 더 깊은 발효 향을 느낄 수 있다.
족발과 어리굴젓
된장을 푼 채소 육수에 족발을 담가 1시간 정도 삶아서 누린내를 제거한 다음 12시간 동안 수비드 조리한다. 간장과 된장, 매실청을 넣어 만든 소스에 버무리고 일반 새우젓이 아닌 어리굴젓을 곁들여 먹도록 했다. 깻잎과 멸치로 만든 페스토를 얹어 쌈 형태로 즐겨도 좋다. 포도와 식초를 졸여 만든 소스를 더하면 단맛을 보완할 수 있다.
어리굴젓(유명근 명인) : 매콤새콤하면서 톡 쏘는 맛이 일품인 간월도 어리굴젓. 미세한 날개 사이로 고춧가루가 골고루 스며 맛과 향이 진하다.
“어리굴젓은 첫맛은 매콤하지만 담백하고 고소함이 차례로 느껴져요. 달고 기름진 족발과 매치해 서로 부족한 맛을 보완했습니다.” _김진래 셰프
엿 & 조청, 곡물로 빚은 전통의 단맛

11 매트한 질감의 블랙 스톤 스퀘어 플레이트는 Roomy Mall, 주석으로 만든 오벌 플레이트와 볼은 일본 노사쿠 제품으로 Chapter1에서 판매한다. 티스푼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튀긴 돼지 껍데기 요리와 흑임자칩, 미니 타르트를 담은 플레이트는 TWL 제품.
12 투톤 컬러 플레이트와 에스프레소 잔, 티컵은 Kimnamhee 작가 작품, 디저트 스푼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5가지 한 입 거리
늙은 호박을 엿 녹인 물에 수비드한 다음 요구르트 소스와 딜을 올려 엿의 달콤함을 품은 ‘진짜’ 호박엿을 만들고, 작은 종지에는 엿 녹인 물에 위스키, 사과 주스, 레몬 주스를 부어 굳힌 푸딩 같은 질감의 칵테일을 담았다. 아래는 튀긴 돼지 껍데기 위에 로즈메리 파우더를 가미한 제주 감귤잼을 바르고 엿가루를 뿌려 새콤달콤한 맛을 살린 요리. 쌀엿을 녹이고 볶은 흑임자를 넣어 다시 굳힌 흑임자칩, 쑥떡을 잘라 올리고 엿가루와 아마린스를 얹은 미니 타르트를 함께 곁들였다.
창평 쌀엿(유영군 명인) : 국내에서 쌀엿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전라남도 담양군 창평. 바삭한 식감이 특징으로 입안에 잘 붙지 않고 고소한 단맛이 두드러진다.
“창평 쌀엿 특유의 고소한 단맛을 살릴 수 있는 색다른 디저트를 고민했습니다. 엿 자체로 요리에 적용하기 어려워 살짝 형태를 바꾸었죠. 엿을 갈아 파우더로 만들면 디저트에 활용하기 좋습니다.” _김봉수 셰프
조청흑미강정
‘쌀’이라는 공통분모에서 시작한 요리. 쌀로 만든 감미료인 조청과 쌀의 한 종류인 흑미를 결합했다. 조청을 뭉근하게 졸이다 튀긴 흑미와 레몬즙, 레몬 주스를 넣어 굳힌 새로운 강정.
조청(강봉석 명인) : 전통 방식 그대로 장작불을 피워 가마솥에 달인 쌀조청. 국내산 쌀과 직접 만든 엿기름을 넣어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단맛이 특징이다.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 설탕 대신 조청을 사용하면 젤라토처럼 쫀득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쌀 맛이 강한 조청이라 식혜로 만든 아이스크림에 사용해도 맛있더라고요.” _김봉수 셰프
배숙조청
쌀로 만든 조청은 달착지근한 배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오트밀과 계핏가루를 섞어 만든 시나몬 크럼블 위에 살짝 구운 배를 조청에 절여 꽃처럼 말아 장식했다. 텃밭을 모티브로 플레이팅한 디시로 조청을 첨가한 생강 아이스크림과 샛노란 생강 스펀지케이크를 곁들여 한층 다채로운 풍미를 즐길 수 있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정직하게 전통 식품의 맥을 이어가는 이 시대의 명인

궁중 비법을 전수하는 권기옥 명인
어육장은 <규합총서>에 “그 맛이 아름답기 그지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권기옥 명인은 유서 깊은 사대부 가문의 후손으로 어릴 적부터 궁중 음식을 맛보며 자랐다. 1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어육장은 소고기와 닭고기, 대구, 조기 등 귀한 식자재를 넣은 장. 현재 맑은 공기와 천연 지하수가 흐르는 용인 대덕산 기슭 상촌마을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잊힌 소두장을 되살리는 최명희 명인
소두장은 고조리서에도 기록된 전통 장으로 100년 넘게 이어져 내려왔다. 최명희 명인은 안동 김씨 계공랑공파 30대 종부로서 종갓집 고유의 가풍과 장맛을 계승하고 있다. 팥을 주재료로 하는 소두장은 단팥죽 냄새가 나면서 구수하고 팥 특유의 단맛이 입안에 돈다. 사라져가는 소두장의 명맥을 잇고 있는 최명희 명인은 소두장 판매를 시작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최고의 쌀엿을 빚는 유영군 명인
<동의보감>에 ‘광주의 흰엿’으로 기록된 창평 쌀엿의 전통을 이어가는 유영군 명인. 1988년 본격적으로 쌀엿 제조에 뛰어든 그는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아 일일이 손으로 엿을 만든다. “제대로 만든 창평 쌀엿은 손가락으로 튕기면 딱 네 조각으로 쪼개집니다.” 그만큼 조직이 바삭한 엿을 만들려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식품명인 제21호로 지정된 유영군 명인은 1990년에 호정식품을 세워 창평 쌀엿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보약 같은 식초를 만드는 임장옥 명인
임장옥 명인이 철저한 유기농으로 관리하는 3만 평 규모의 밭에는 먹시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먹시감은 크기가 작고 씨도 많지만 항산화 효과가 있는 타닌 함량이 감 중에 가장 높아 영양이 가득하다. 외조모와 어머니를 거쳐 임장옥 명인에 이르기까지 3대째 전수된 감식초는 먹시감을 발효시킨 술을 다시 숙성시켜 얻는 식초다. 3년 이상의 시간과 노고가 깃든 감식초는 유달리 색상이 진하고, 깊이 있는 풍미를 자랑한다.
흑초의 과학을 연구하는 현경태 명인
현경태 명인의 집안은 오래전부터 <증보산림경제>에 전하는 쌀초 조리법을 바탕으로 흑초를 만들어왔다.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에 위치한 그의 흑초 제조장은 비옥한 토지와 저수지가 있어 흑초를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흑초의 제조 비법을 전수받은 그는 우리나라 최초의 마늘흑초를 만들어냈고 흑초를 숙성시키기 위한 특수 발효 항아리를 직접 고안했다.

완벽한 새우젓을 고집하는 김정배 명인
젓갈에 손만 넣어봐도 그 맛을 알 수 있다는 김정배 명인. 외조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80년간 4대째 젓갈의 명맥을 이어왔다. 부모님이 직접 만든 50m 길이의 토굴에서 최적의 온도인 11~13℃로 새우젓을 숙성시킨다. 값비싼 국내산 새우만 고집하고 온도와 염도에 따라 숙성 기간을 달리해 최상의 맛을 이끌어낸다.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2명의 젓갈 명인 중 한 명이다.
세계에 우리의 젓갈을 알리는 유명근 명인
서산의 특산물로 손꼽히는 간월도 어리굴젓. 유명근 명인은 4대째 내려오는 재래식 방법으로 담근 이 젓갈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신선한 굴을 2년 이상 묵혀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간하고 전통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킨다. 태양초를 갠 고춧물에 버무려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매콤새콤하면서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어리굴젓이 탄생한다. 지난해에 해양수산부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호로 지정했다.
사대부가의 맥을 잇는 성명례 명인
안동 권씨 대갓집에서 큰 살림을 맡은 어머니의 장 비법을 물려받아 매해 4000여 개의 독에 손수 장을 뜨는 성명례 명인. 명인은 청송에 자리 잡고 전통 장맛을 전수 중이다. 대맥장은 검은콩과 보리쌀을 섞어 발효시킨 것으로 색이 검고 10~12%로 염도가 낮은 것이 특징. 통상적으로 열을 가하지 않고 소스용으로 사용한다.
쌀조청의 옛 맛을 재현하는 강봉석 명인
충청북도 충주에서 4대에 걸쳐 조청을 만들고 있는 두레촌의 강봉석 명인. 인천에 있는 광업 회사에서 일하다 34세에 고향으로 내려와 엿 공장을 세우고 조청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두레촌 조청은 직접 만든 엿기름과 멥쌀을 설탕과 방부제를 넣지 않고 8시간 발효시킨 후 무쇠 가마솥에서 2시간가량 뭉근하게 고아내는 옛 방식을 고수한다. 은은하고 감칠맛 나는 단맛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져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그의 조청을 맛볼 수 있다.
전통 소고기 육포를 만드는 임화자 명인
전라남도 함평은 예부터 한우를 많이 키우는 지역으로 유명했다. 이곳에 4대째 터를 잡고 생활하는 임화자 명인은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전통 방식으로 육포를 제조한다. 우둔살의 지방과 힘줄을 일일이 제거하고 참기름을 고루 발라 굽는 과정까지, 명인의 정성이 깃들지 않는 일이 없다. 식품명인 제72호로 지정된 그녀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집안 대대로 내려온 소고기 육포를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말한다.
어란 제조에 일생을 바친 김광자 명인
김광자 명인의 시댁은 시할머니 때부터 숭어알을 건조시켜 어란을 만들었다. 시어머니가 정성 들여 어란을 만드는 과정을 어깨너머로 보고 익힌 새댁이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어란을 제조하고 있다. 명인은 매년 참숭어가 잡히는 4월부터 3개월간 어란 만들기에 돌입한다. 숭어알을 염수에 소독하고 간수에 담가 맛을 들인 다음 건조시키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뒤집으며 참기름을 발라주죠.” 짧게는 한 달간 이를 반복해 단단하고 깊은 맛의 어란을 완성한다.
에디터 문지영(jymoon@noblesse.com), 김윤영(snob@noblesse.com)
사진 김황직 코디네이션·디자인 마혜리 스타일링 이승희(스타일링 하다) 일러스트레이션 정혜영